- 작성일
- 2025.09.19
- 수정일
- 2025.09.19
- 작성자
- 고분자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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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스크랩/부산일보] 자기장·빛으로 원격 제어하는 인공 ‘상어 피부’ 스마트 소재 개발
연구진-왼쪽부터 김채빈 위정재 정소담 윤여명 문호준
상어 비늘처럼 표면 마찰 줄이는 비행기·선박 어떠세요?
상어가 헤엄치는 모습을 어느 영상에선가 본 적이 있는가. 비늘 위로 스치는 빛조차 숨죽인 채, 칼날처럼 미끄러져 가는 속도감이 압도적이다. 실제로 상어는 빠른 경우 시속 70km 이상 헤엄친다. 상어 피부는 미세한 비늘 구조로 돼 있어, 물의 저항이 적어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운송 수단에 적용할 수 있는 상어 피부 모사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빛을 통해 어떠한 접촉 없이도 형상을 제어하고 고정할 수 있어 전에 없던 획기적 활용이 기대된다.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는 응용화학공학부 김채빈 교수 연구팀이 한양대 유기나노공학과 위정재 교수 및 동의대 화학공학과 정소담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자기장과 빛을 이용해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상어 피부 모사 마이크로 구조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자연계 생물들은 고유의 마이크로 구조를 통해 탁월한 기능을 발현한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상어 피부의 구조에 주목했다. 상어 피부는 ‘리블렛(riblet)’이라고 하는 단단한 비늘이 교차하고 층층이 적층된 구조를 이루고 있어, 유체 저항을 줄이고 빠르게 헤엄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생체 구조를 모사한 인공 상어 피부를 항공기, 선박 등 차세대 운송 수단의 외피에 적용한다면, 마찰 저감을 통해 연료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980년 미국항공우주국(NASA) 랭글리연구소는 인공 상어 피부를 비행기 표면에 부착하면 공기 저항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으며, 이 기술은 이후 연료 절감을 위한 핵심 기술로 지속적인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상어 피부의 리블렛 구조는 단순한 나열이 아닌, 미세한 비늘이 교차하고 중첩된 3차원 복합 구조를 띠고 있어 기존의 복제 성형(replica molding) 기술로는 정밀한 구현이 매우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자기장으로 형성된 마이크로 구조체를 빛에 노출해 실시간으로 고정·해제 가능한 혁신적인 재료를 선보였다.
기존 연구에서는 자기장으로 상어 비늘에 해당하는 인공 리블렛을 원하는 방향으로 구부렸어도 자기장을 제거하면 원래 형태로 돌아갔다. PDMS(폴리디메틸실록산) 같은 유연한 소재를 활용해도, 구조를 고정하기 위해 레진을 함침(含浸)하거나 열과 압력을 가하는 복잡한 후처리 과정이 필요했다.
반면, 이번 연구 소재는 빛을 통해 구조를 고정한 후 필요 시 다시 빛과 자기장으로 원상복귀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동적 공유 결합(Dynamic Covalent Bonds) 기반의 가교 고분자(CAN, Covalent Adaptable Networks)’를 마이크로 구조체에 적용했다. 특히 빛에 반응해 동적 교환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이황화 결합(disulfide bond)을 도입함으로써, 광(光) 자극으로 분자 수준에서 결합 재배열을 구현해 마이크로 구조의 성공적인 형상 제어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러한 광반응성 메커니즘은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자 수준에서 명확하게 규명됐으며, 빛의 세기에 따라 반응 특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정밀 분석됐다.
연구 이미지
연구팀은 이황화 결합 기반의 CAN과 자성입자를 혼합한 복합재료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열경화 전 액상의 상태에서 자성 입자를 균일하게 분산시킨 뒤, 자체 개발한 상어 피부 유사 몰드에 주입해 열에 의해 경화된다. 이후 외부 자기장을 활용해 자화(磁化) 프로파일을 설계함으로써, 외부 자기장에 반응하는 정밀한 마이크로 구조를 제작할 수 있었다.
제작된 구조는 초기에는 각 리블렛이 수직으로 세워진 형태이나, 자기장을 적용시키면 자화된 내부 자성 입자들이 반응해 리블렛들이 누운 상태가 된다. 이 상태에서 빛을 쪼이면 굽혀진 구조는 동적 교환반응으로 인해 사슬의 응력을 완화하고 형상을 고정하게 돼 실제 상어피부와 같이 교차로 적층된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인공 구조 중 실제 상어 피부와 가장 유사한 수준이다.
김채빈 부산대 교수는 “이번 기술은 상어 피부 구조를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빛과 자기장을 활용한 지능형 마이크로 구조로 설계해, 향후 에너지 효율화, 스마트 소재, 자가 치유 표면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의 적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부산대 김채빈 교수, 한양대 위정재 교수, 동의대 정소담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 부산대 응용화학공학부 윤여명 박사과정생과 한양대 문호준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 한양대 조웅비 박사후연구원과 동의대 이동욱 석사과정생이 공동저자로 수행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해당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 6월 1일자에 게재됐으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논문 제목은 Light Fueled In-Operando Shape Reconfiguration, Fixation, and Recovery of Magnetically Actuated Microtextured Covalent Adaptable Networks (빛을 이용해 형상 전환과 고정, 복원이 가능한 자성으로 구동되는 동적 공유결합으로 가교된 고분자 기반 마이크로 구조)이다.
저널 표지 논문 이미지
출처 : 부산일보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509161151249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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